며칠 째 끊이지 않고 비가 내립니다. 보슬보슬이 아니라 내리 퍼부어 모든 것을 휩쓸어갈 기셉니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바람은 좀 더 시원해지고 어느새 가을이 다가와 있겠지요. 이렇게 계절은 지나가는데 우리의 시계는 아직까지봄도, 여름도 아닌 어느 시간에 멈춰 있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사건들은 잊혀지고 우리는 이 아픔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20세기 중반에, 제주도에 4.3이라는 참사가 있었습니다. 이념 싸움에 휘말려 수만명의 사람들이 학살을 당했지요. 지금도 제주 4·3 평화공원 전시관 입구에는 ‘백비’가 눕혀져 있습니다. 백비가 백비 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봉기·항쟁·폭동·사태·사건 등으로 다양하게 불려온제주 4·3의 아픔을 아직도 이름 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