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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교양, 미술이 묻고 고전이 답하다

lhba 2024. 2. 6. 09:02


몇 년 만에 다시 꺼내 읽는데, 수십 페이지를 넘기도록 책 내용이 새록새록 살아난다. 초판인쇄일로 따져보니 40여개월 만에 펼쳐들었는데? 나, 설마 기억력 천재?! 그럴리가! 실은 『세상의 모든 교양, 미술이 묻고 교양이 답하다』의 집필방식 덕분에 내용을 잘 기억하는 것일 것이다. 저자 박홍순은 서가명당 명강사도, 논문이 인용되는 학자가 아니다. 그렇지만 화가의 꿈을 키우며 미술을 공부했던 경험을 십분 살려서 고전을 명화 와 엮어 해석하는 방식을 특화했다. 그의 표현을 빌자면 "고전이 갖는 한계를 미술 작품이 보완해준다. 대부분의 고전은 문학작품이 아닌 이상 다루는 내용과 논리적인 형식 덕에 지극히 이성적이다...(중략)...미술 작품을 고전 이해의 동반자로 삼음으로써 우리의 정신과 삶은 더욱 충만한 상태로 향한다." (10쪽) 즉 그림, 그것도 명화를 통해 독자는 활자로 곱씹어 이해해야할 내용을 직관적으로 궁금해하고, 강렬하게 기억하게 된다. 나 역시, 40여개월이 지나도 이 책에서 소개한 명화 50여점을 대부분 기억하는 것을 보면 저자의 주장에 동감한다.
이 책은 그림의 이러한 특징에 주목해 미술 작품을 고전의 안내자로 삼았다. 미술을 통해 고전을 바라보면 새로운 인식의 틀을 세울 수 있다. 인문학의 추상적인 개념과 예술의 상상력이 만나 고전의 내용은 더욱 풍성하고 자유롭게 전달된다. 또한 그림의 압도적 전달력은 고전 속 딱딱하고 어려운 개념들을 집약적으로 해석하는 동시에 이성과 상상력이 함께 어우러짐으로써 우리의 정신은 한층 고양되며 나아가 사고 능력 또한 향상될 수 있다.

이 책은 철학 문화 사회 경제 분야의 18개 핵심 고전들의 내용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18명 화가의 그림 54점으로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미술 작품을 각 장의 도입부로 삼아 고전에 관심과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게 했으며, 해당 고전에 대한 논의 또한 더욱 풍부하게 한다.
인류 지식의 정수가 담긴 엄선된 고전들과 압도적 전달력을 가진 미술의 결합은 독자들로 하여금 그 이전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지적 자극과 흥미를 느끼게 해줄 것이다. 더불어 이 한 권의 책은 독자들이 고전과 미술의 기초 상식을 갖추고, 나아가 정신과 사고력이 훌쩍 성장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등 고전 읽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1부 철학에 길을 묻다

플라톤, 진리를 향한 정신적 열망 19
- 플라톤 소크라테스의 변론 VS 르뇨 〈쾌락의 팔 안에서 알키비아데스를 끌어내는 소크라테스

데카르트,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45
- 데카르트 성찰 VS 렘브란트 〈철학자의 사색〉

니체, 이성이라는 우상을 파괴하다 73
- 니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VS 뭉크 〈니체의 초상〉

화이트헤드, 진정한 이성이란 무엇인가 99
- 화이트헤드 이성의 기능 VS 소롤라 이 바스티다 〈사마로 박사의 연구

2부 문화의 사려 깊은 매력

말리노프스키, 문화와 제도는 어떻게 생겨났는가 127
- 말리노프스키 미개사회의 성과 억압 VS 루소 〈꿈〉

푹스, 성 풍속은 사소한 문제일 뿐인가 151
- 푹스 풍속의 역사 VS 부셰 〈쉬고 있는 소녀〉

벤야민, 무한 복제가 가능한 시대의 예술 173
- 벤야민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VS 다빈치 〈최후의 만찬〉

보드리야르, 이미지가 지배하는 사회 195
- 보드리야르 시뮬라시옹 VS 마네 〈올랭피아〉

부르디외, 소비문화의 내밀한 속을 들여다보다 221
- 부르디외 혼돈을 일으키는 과학 VS 보초니 〈현대의 우상〉

3부 살맛 나는 사회를 위하여

톨스토이, 인간의 얼굴이 사라진 법을 고발하다 245
- 톨스토이 부활 VS 도미에 〈변호사〉

베버, 관료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273
- 베버 경제와 사회 VS 다비드 〈테니스코트의 서약〉

오르테가 이 가세트, 대중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다 301
- 오르테가 이 가세트 대중의 반역 VS 슬론 〈선거의 밤〉

프롬, 인간의 역사는 자유를 확대해왔는가 325
-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 VS 들라크루아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러셀, 여가 확대는 인류의 가장 현명한 판단 351
- 러셀 게으름에 대한 찬양 VS 벨로스 〈녹아웃〉

4부 경제를 생각한다

로크, 사적 소유는 정당한가 379
- 로크 통치론 VS 프리스 〈부와 빈곤〉

하이에크, 신자유주의를 선언하다 403
- 하이에크 자유헌정론 VS 호가스 〈선거: 투표〉

폴라니, 시장의 신화에 도전하다 429
-폴라니 인간의 경제 VS 비어드 〈시장의 황소와 곰〉

리프킨, 노동 정신에서 놀이 정신으로 453
- 리프킨 소유의 종말 VS 레제 〈건설자들〉

참고문헌 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