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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사장님이 본다면 금서(禁書)로 지정되거나 조금 과장하면 분서갱유(焚書坑儒) 대상목록이 되어 불태워질것만 같은 제목이다. 사회가 많이 변했다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조직과 함께 내가 발전한다는, 소위 ‘회사’를 ‘자아실현의 장’으로 여기는 인식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그리 생각하지 않더라도 차마 입밖으로 나는 ‘보람’보다 ‘수당’이 더 필요하다 얘기하는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회사에서는 ‘보람은 필요 없다’ ‘야근수당이 필요하다’ 같은 말을 절대 입 밖에 내서는 안 된다. 특히 일의 ‘보람’을 부정하는 행위는 우리 사회에서는 그야말로 ‘금기’라고 할 수 있다. p.6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히노 에이타로)이고, 책의 내용 역시 일본의 상황을 언급하고 있지만, 놀랍게도 많은 부분 우리 사회에 적용이 가능하다(다시 한번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만약 미국이나, 유럽사람이 이 책을 읽었다면 이해 못할 내용도 상당부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저자는 우리 사회가 직장이라는 틀에서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사고방식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한다. 심지어 회사와 자신을 분리하지 못하는 회사원을 ‘사축(’가축‘의 의미를 대입해보면 이해가 쉽다)’ 당한다는 표현으로 말하기까지 한다.기본적인 것들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보람만 강요하는 행위는 문제를 외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보람이라는 듣기 좋은 말로 일을 미화함으로써 당연한 것이 전혀 당연하지 않은 비참한 현실을 눈속임하고 있다. p.9유급휴가를 마음대로 사용하면 입지가 난처해진다거나, 애초에 업무량이 너무 많아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일어난다면 이는 회사의 명백한 계약 위반이다. p.29회사원은 자원봉사를 하려고 회사에 다니지 않는다. 월급을 받으니까 일하는 것이다. 지급해야 마땅할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떼어먹는 것은 타인의 노동력을 훔치는 행위다. p.31많은 이들이 ‘책임감 있는 사람’을 훌륭하게 여기는 한편, 무거운 책임을 진 사람에게 그에 상당하는 월급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 결과, 월급은 적게 받으면서 책임만 무겁게 짊어지는 사람이 속출한다. 85그렇다고 이 책이 자, 이제 회사에서의 ‘보람’ 따위는 무시해도 좋아라고 결론을 내리지는 않는다. 어쩌면 저자는 이제껏 사람들이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던, 또는 외면했던, 기울어진 무게중심을 화두로 던지면서 획일화된 사회 구조의 모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우리 사회에는 ‘노동자가 자기 몸을 지키는 지식’에 대한 교육이 유독 부족하다..(중략)..일하는 현장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노동자가 자기 몸을 지키는 지식’을 가르치지 않고 ‘보람 있는 일의 중요성’만 교육하려는 행태는 어떤 의미에서 ‘세뇌’에 가깝다. p.102우리 사회에서는 일단 레일을 벗어나면 갑자기 인생이 ‘하드 모드’로 바뀐다..(중략)..인생의 레일이 딱 하나뿐이고, 그 레일을 벗어났다고 해서 갑자기 삶이 어려워진다면 이 사회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제도상 설계실수다. pp. 50-51결국 중요한 사실은 ‘남들과 똑같이’ 되는 것이 아닌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게 행동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가치관을 좀더 소중히 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대충 ‘남들에게 맞추는’ 일에만 에너지를 쓰면서 내키지 않는 인생을 살다가 끝나게 된다. p.165그리고 하나 더, 회사명과 직책이 적힌 명함말고도 오롯이 ‘나’라는 존재를 들여다보는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 회사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인정받는 것은 중요하다. 회사가 나의 노동력에 대해 대가를 지급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나 역시 내가 받는 대가 만큼의 노동력을 제공해야 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 ‘명함’에만 매몰된다면, 어느 순간 회사 문을 열고 나섰을 때 막막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 문득 언젠가 읽었던 소설 ‘끝난 사람’의 주인공 다시로가 생각났는데, 자신의 존재를 ‘일’을 통해 확인받는 삶을 살았기 때문에 더이상 일을 하지 않는 자신을 스스로 ‘끝난 사람’이라고 부르며, 정년퇴직을 생전 장례식이라 자조하던 모습이 떠올랐다.정년퇴직이라...... 이건 뭐 생전 장례식이다..(중략)..앞으로 20분 후면 마감을 알리는 벨이 울릴 것이다. 그와 동시에 40년에 걸친 나의 샐러리맨 생활이 끝난다. 예순셋, 정년퇴직이다.끝난 사람(우치다테 마키코 저), p.7그때도 책을 읽고 ‘나에게 적용하기’로 ‘일이 아닌 것에서 나의 존재가치와 자부심’을 찾자고 적어놓았더랬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회사를 그만두라는 잔소리가 아니다. 한 번쯤 회사와 자신을 분리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소리다. 지금이야말로 ‘탈사축’이 필요하다. p.68애사심을 갖는 것이야 괜찮지만, 기댈 곳이 사라졌을 때 자신이 무너져내리지는 않을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p.73지금 이 회사를 떠나서도 내가 잘할 수 있을지를 늘 머리 한구석에 의식해둘 필요가 있다. 회사 내에서만 통하는 지위나 직함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의 능력이나 회사 외부의 인맥에 가치를 두고 스스로 재평가해보자. p.75이 책은 쉬운 글과 회사생활을 풍자한 그림들이 중간중간 배치되어 있어서 전체적으로 가볍게 읽어 넘기기 좋지만 그 안의 내용은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그러기에 책을 읽고 난 후 입맛이 쓰게 느껴지는 지도 모르겠다.*덧붙이는 말“90년생 후배들을 이해하려고 읽으시는거죠?” 책꽂이의 책을 보며 지나가던 후배가 던진 질문에 고개가 갸웃해진다. 아닌데? 나도 야근수당이 중요한데? 어쩌면 서로에 대한 선입견 속에서 함께 하는 것이 선배와 후배의 운명(너무 거창한가요? ㅎㅎ)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던 순간.흠..그러고보니 어쩌면 나 역시 사장님을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사장님도 수당이 중요하실지도 몰라...조심스레 생각해 본다(그렇다고 여쭤볼 용기는 없다).*나에게 적용하기 명함 에 적힌 내가 아닌 개인 으로서 나 의 경쟁력을 만들어가자(적용기한 : 지속)*기억에 남는 문장인생에서 무엇을 우선할지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뿐이다. 일의 보람보다 먼저인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을 우선시하면서 일할 수 있는 방식을 추구할 자유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 p.10법을 지킨다고 회사가 망한다면 그런 회사는 그냥 망하면 된다. 법을 어기면서까지 회사를 연명시킨다고 해서 이 사회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p.31월급을 받는 일개 종업원에 불과한데 ‘실패의 원인은 전부 내게 있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감 과잉이고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이다. 어떤 실패든 다양한 요소가 얽혀서 발생하는 법이다. p.87"항상 경영자 마인드로 일해라."그러나 알고 보면 전혀 당연 하지 않다. 종업원에게 경영자 마인드를 가지라 니 이렇게 이상한 소리가 또 어디 있나. p.88끔찍하게 싫어하는 무언가를 일로 삼는 것은 당연히 피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좋아하는 무언가, 다시 말해 보람 있는 일을 반드시 직업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pp.137-138
이제 힘들기도 힘들다. 지치는 것도 지쳤다.
불합리하지만 아무도 말하지 못했던 우리의 노동현실
팍팍한 직장문화에 끼얹는 시원한 사이다 한 방!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이 말을 직장에서 실제로 입 밖에 꺼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 당신은 상사에게 의욕 없고 열정 없는 사원으로 낙인찍힐 것이고, 동료들에게는 남들 다 야근하는데 ‘칼퇴’만 생각하는 ‘얌체족’으로 여겨질지 모른다. 우리는 아무리 보수가 적은 일이라 할지라도 ‘보람’과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것이 훌륭한 직장인의 자세이며 성공의 발판이라고 배웠다. 또한 취업하기 힘든 요즘 같은 시대에 ‘야근’을 한다고 투덜거리는 것은 어른스럽지 못하며 일에 대한 프로의식이 없다고 생각되기 십상이다.
일본의 직장인들은 우리나라 직장인들처럼 노동시간이 길어 ‘과로사(Karoshi)’라는 일본어가 영어사전에 정식 등재될 만큼 권위적이고 경직된 직장문화 속에 노출되어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일본 직장인들의 ‘노동조건’에 천착하며, 블로그를 통해 노동과 일에 대한 소신 있는 의견들을 발신해온 젊은 저자가, 소위 ‘사회인의 상식’ ‘일반적인 직장문화’라는 명분하에 용인되어온 열악한 노동조건을 통렬하게 뒤집어보고, 그 속에서 매일 야근을 밥먹듯하며 살아가는 직장인들 개개인의 삶에 안부를 묻는 책이다.
최근 세계보건기구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야근’을 살충제 성분인 DDT와 같은 2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매주 당연하다는 듯 ‘발암’물질에 노출되면서도 야근수당마저 제대로 청구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 책은 우리가 매일 노동현장에서 맞닥뜨리는 ‘비참함’에 관한 이야기이며, 일의 보람을 추종하는 광신도들 사이에서 나를 지켜내고 ‘사축(社畜, 회사에 매인 가축)’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통렬한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프롤로그_ 고작 ‘일의 보람’을 위해 몸과 마음을 축내다니…… 너무 바보 같지 않나
1장 오늘은 볼일이 있어서 정시에 퇴근하겠습니다
-볼일이 있어야만 칼퇴? 이것이 이상하다, 우리의 노동 방식
도대체 왜 야근이 당연하지?
‘칼퇴’는 전설에만 존재할 뿐……
슬프도다, 헛된 야근
으리으리한 우리의 의리 나만 먼저 퇴근할 순 없지……
유급휴가가 뭐죠? 먹는 건가요? 024
유급휴가를 쓰지 못한다고? 그건 명백한 ‘계약 위반’!
얼굴에 철판을 깐 회사들, 야근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건 도둑질
과로사는 살인죄 아니야?
‘사회인’이라는 이상한 단어
‘사회인의 상식’은 우리를 바보로 만드는 말
그렇게 뛰어난 서비스를 요구할 거면 월급을 올려주란 말이다
손님은 손님이지 왕이 아니다
레일을 벗어나면 살아남지 못하는 ‘재도전 불가능’ 사회
그렇다면, 이 사회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아이고, 우리에게 자아실현의 기회를 주시는 ‘일님’?!
‘일님’의 광신도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2장 회사 다니는 덕분에 먹고살 수 있는 거지
- 우리가 일해주니까 회사가 먹고사는 게 아니고?
불합리한 근무 환경을 지탱하는 ‘사축적 사고’
‘사축’이란 무엇인가?
사축이라 할지라도 그럭저럭 행복하던 시절도 있었다
성실하게 일만 하면 행복해지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노예형, 좀비형…… 나는 어떤 사축일까?
1 ‘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야’ 노예형 사축
2 ‘나는 회사와 함께 성장하겠어’ 하치코형 사축
3 ‘무슨 일이 있어도 버텨야 해’ 기생충형 사축
4 ‘상사에게 잘 보이는 게 최고’ 주머니형 사축
5 ‘다들 저렇게 바쁜데 너 혼자 퇴근하겠다고?’ 좀비형 사축
우리를 사축으로 만드는 여섯 가지 생각
1 ‘보람 있는 일을 하면 그걸로 행복하다!’
2 ‘힘들어도 좋으니까 성장하고 싶다!’
3 ‘돈을 받는 이상, 프로다!’
4 ‘변명은 비겁한 것이다!’
5 ‘경영자 마인드로 일해야 한다!’
6 ‘얼마나 노력했는지가 중요하다!’
3장 제 꿈은 매일 뒹굴뒹굴하면서 사는 거예요!
-왜 이런 꿈은 안 된다는 거지? 사축이 태어나는 메커니즘
사실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사축으로 키워진다
오직 취업을 위해 학교에 다니는 대학생들
취준생은 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가
영혼을 빼앗기는 신입사원들
직장인의 눈치 게임
이렇게 사축이 완성된다
1 일의 ‘보람’을 가장 중시하는 노동관의 형성
2 치열한 취업활동을 거치며 싹트는 회사에 대한 감사
3 직장에 만연한 동조 압박을 통한 세뇌
4장 내가 괴롭다고 생각하면 괴로운 거지
- 그렇다, 중요한 것은 타인이 아닌 자신의 기준과 생각!
사축에서 벗어나기 위한 여덟 가지 가이드
1 회사가 던져주는 ‘보람’이라는 먹이를 무작정 받아먹지 말자
2 괴로우면 언제든 도망쳐도 된다
3 ‘경영자 마인드’로 일해봤자 좋은 건 사장뿐이다
4 직장 내 인간관계는 잘 풀리지 않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다
5 회사는 어디까지나 ‘거래처’라고 생각하라
6 노동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라
7 부채는 최대한 지지 말라
8 ‘남들과 똑같이’ 대신 ‘내게 가장 어울리게’
에필로그_ 일에서 보람을 바라는 사람도, 바라지 않는 사람도 서로를 인정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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