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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이라면 당연 축구공이 있어야 하고, 넓은 운동장에서 아이들과 땀을 뻘뻘 흘려가며 축구를 하는게 꿈일 것이다. 우리 아이도 축구를 많이 좋아한다. 학교 가기 전에는 다리에 힘도 별로 없고, 힘조절도 안되고, 몸이 마음처럼 움직여주지도 않는데, 아빠와 함께 공원에 가서 축구하기를 즐기고, 축구교실도 다녔다. 지금은 안타깝지만 그렇게 축구에 시간을 틀일 수 없는게 현실이다. 요즘 아이들은 자유롭게 노는 시간은 학교에서 점심시간인 것 같다. 학교에 도서관 봉사하러 가 보면, 점심시간에 여기 저기 소리지르며 신 나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며 그 시간이 아이들에게 황금시간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나의 축구공 엄마의 매서운 감시하에 경주는 주눅이 들어있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말할 수도 없다. 혼자서 조금씩 비밀금고에 돈을 모아 축구공을 사려고 했는데, 갑자기 없어져버려 당황스러웠다. 부모님의 의심어린 말투에 화가 난 경주는 신 나게 놀고 싶다고 말해버린다. 정말 내가 다 속이 시원했다. 우리 아이도 혹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건 아닐까? 바람돌이 덕분에 돈을 찾고 축구공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아이들에게도 숨통을 틔여줄 어떤 것이 필요한 것 같다.   너의 축구공 라힘은 9살인데 아빠는 어느날 집을 나가버리시고, 엄마는 앞이 안보이시고, 할머니는 집 나간 아들 기다리시느라 넋을 놓고 계시고, 여동생은 6살인데 물을 길어와야 한다. 라힘은 가장이 되어 축구공 만드는 공장에 들어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축구공을 3개 만들어 쌀 한줌을 산다. 어린이 보호단체에서 어린이는 12시간씩 일을 할 수가 없게 해 라힘은 쌀 한줌도 살 수 없게 된다. 눈은 점점 침침해지고, 돌봐야할 가족은 많고... 결국 라힘은 막대기 할아버지에게로 가서 주말에 텃밭을 일굴 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을 한다. 겨우 9살인데, 아이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가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 세계에는 이렇게 아이들이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가난이 가져다 준 고통들... 우리 나라도 아주 가난했을 때 아이를 많이 낳는 것이 곧 노동력과 직결되는 때가 있기는 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다..   이제는 가난이 없는 세상, 아이들의 얼굴에 아무런 근심이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바느질 독이 오른 아홉 살 아이의 손가락을 본적 있나요?독자를 한없이 울렸다가, 또 망치로 내리치듯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드는 황선미 작가의 신작입니다. 비난이나 손쉬운 훈계로 인권 문제를 말하는 대신 두 아이의 이야기에 진정으로 귀 기울이고, 그 이야기를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해 주는 듯한 이 동화는 아이들의 인권에 대해 말하고 있어요. 여기에 담담하면서도 흡입력 있는 문장이 더해져 독자로 하여금 두 아이의 이야기에 모든 감각을 열게 만듭니다. 그리고 생각하게 하지요. 이 아이들 행복할까? , 둘 중 누구의 인권이 더 지켜지고 있지? 생각을 일깨우는 문학의 힘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작품입니다. 거기에 시적인 표현으로 깊은 여운을 남기는 정진희 화가의 그림은 동화의 감정을 배가시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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